Gun Ginoza's Dog
ID CARD

기노자 감시관

2024. 1. 3. 00:04




기본적으로 성실하고 냉정하고 까다로운 남자

 

기노자 노부치카는 어떤 사람인가…….






1.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좋음)

 

기노자가 추후 이상적인 어른으로 성장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작품 내 최강자의 자리에 서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유:아카네 코가미라는 우위가 있고 아카네의 조력자 포지션이라는 점에서 비범한 천재나 완전무결해결사가 캐릭터성은 아닐 것. 특히 1기에서는!) 이를테면 중세au같은 걸 하더라도 엘리트 기사면 몰라도 황제 역할을 받는 사람은 아닐 거란 것

 

그러나 나(+드림주)의 세상에서는 기노군이 법, 빛, 서열0위그놈, 황제, 절대자, 신, 교주일것이고 아마 이건 굉장히 치우쳐진 후한 잣대일 것임을 나도 알지만 그럼에도 절대적인 사실은 딱히 내게 가치가 없고 난 그 사람을 무조건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잘난 사람으로 평가할 거임—나의 드림의 지향점

 

왜냐하면 그 사람은 그 정도가 아닐지라도 어느 한 사람에게 그 정도 지지를 받을 만은 함—나의 기노자 캐해





왜 완벽하지 않은데도 추종자가 있어 마땅한 남자인가?





2. 사회적이다

 

요령 좋지는 않더라도 그리고 사교적으로 굴지는 않더라도 기노자는 분명히 사회적인 사람. 타인과 관계, 사회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첫째, "결국 코가미만 믿고 있는 거야. 나한테는 기대 안 하고"

타인(부모)의 기대와 인정을 원한다. 부모에게 인정받기를 원하지 않는 자식이 어디 있겠냐마는 부모의 인정이 캐릭터의 주요 결핍이라는 게 직접적인 대사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둘째, "이놈이고 저놈이고 모두 나를 버리고 멋대로 떠나버려"

주변인을 소중하게 여기고 자신을 떠나거나 배신한다는 사실에 상처받는다. 심지어 자기 열등감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코가미가 상대여도. 기노자는 아버지가 자신이 아닌 코가미에게만 형사로서의 기대를 거는 점을 대놓고 섭섭해하지만 그런 코가미를 질투하고 미워한 게 아니라 파트너, 친구로 생각했고 집행관 강등이나 탈주를 배신으로 여겼다. 



셋째, "자네는 커리어를 망가뜨리고 싶나?"

첫날부터 아카네를 엄격하게 대하지만 집행관들과 선을 긋도록 종용한 이유는 아무것도 모르는 후배 걱정임을 모두가 안다. 가족 배경 탓에 학창 시절 교우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어른이 된 기노자의 대인관계는 1기에서도 아버지와 코가미 등 주요한 애증의 인물들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나이스한 편이다. 직장 외부에서까지 적극적으로 친구를 만들지는 않았(못했)을 것 같지만 직장 내에서는 동기인 아오야나기와도 도움을 주고받으며 잘 지내고, 국장 앞에서 반듯하며 신입 감시관인 아카네에게도 자신의 경험을 말해주고 좋은 뜻에서 늘상 조언한다. 



넷째, "우수한 인재는 맞습니다. 장래가 유망합니다" "그 아이를 보면 희망이 느껴집니다"

앞에서는 그렇게 아카네를 혼내고 엄하게 대한 기노자이지만, 정작 타인에게 아카네에 관해서 얘기할 때 한 번도 나쁘게 말한 적 없다. 신편집판 1화부터 아카네가 코가미에게 패럴라이저를 쏴서 보고서를 쓰게 했을 때, 그 내용이 '문제없음'인데도 의외로 그 이상 별 말 안했고 추후 국장에게는 아카네에 대해 유망한 인재라고 얘기한다. 이레귤러적인 아카네를 걱정하고 늘 그거 아니라는 듯이 조언, 참견하면서도 실은 까마득한 후배인 아카네의 방식을 인정하고 높이 사고 있으며, 마지막화에서의 수사는 거의 아카네가 지휘했고 기노자는 거기 따랐다.



다섯째,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까"

사회에 헌신하는 태도… 그야말로 진짜 "형사"의 직업의식.




사회적인 사람 기노자―이를테면 코가미나 마사오카는 늑대고 기노자는 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차이인데. 늑대에게 어려운 과제를 주면 어쨌거나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해결하려 하는 반면 개에게 과제를 주면 자신에게 어려운 장애물이 나왔을 때 주변 인간을 쳐다보며 도움을 구한다고 하지.

 

어떤 면에서는 개의 방식이 더 유연하다. 사람과 상호작용을 할 줄 알고 필요로하는 게 늑대와 비교되는 개의 특성이다. 그런 면에서는 기노자 감시관은 늑대보다 개과 쪽. 오히려 코가미나 마사오카가 유들유들하고 기노자는 뭐든 혼자 하려는 쪽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노자는 끊임없이 주변을 돌아보는 남자고, 자신의 길만을 관철하는 타입이 아니니까… 상술했듯 까마득한 후배의 새로운 스타일도 인정하고 있으며, 방어기제를 발휘해 과민한 행동을 하더라도 자신이 틀렸음이 드러나면 곧장 사과하거나 깔끔하게 마음을 고쳐먹는다.

 

코가미와 마사오카의 경우 독립적이고 자기 세계가 강하다(그렇게 코가미는 아카네를 두고 떠났고 마사오카는 코가미의 탈주를 도왔다). 둘이 주변인을 챙기지 않고 냉정하단 건 전혀 아니고 오히려 잘 보호하는 편이지만, 그건 무리의 알파로서의 할 일처럼 여기는 느낌이랄지, 본인에게 필요해서 하는 일은 아닌 것.

 

반면 기노자 감시관은 그 둘에 비해 타인 및 사회와의 교류를 스스로도 원하고 필요로 하는 타입. 범생이라 조직생활에도 협조적이고 자기 주변을 열심히 챙기며 관료제의 부조리에도 좀 더 수긍한다. "이래야 한다"는 사회의 요구에 개썅마이웨이하는 개척자나 영웅 타입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 기노자의 주변에 필요했던 건 "남자의 의지"를 관철하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멋진 사람들이 아니라 기노자를 매일 쓰다듬고 인정하고 사랑해줄 살가운 사람들 쪽이 아니었을까(…) 내면의 욕구와 결핍이 충족돼서 불안정이 해결됐다면 그는 누구보다 자기 사람들에게 충실했을 것임, 사실 불안정한 와중에도 나름대로 충실했고. 스탭피셜 기노자가 사랑에 빠진 상대에게는 절대복종하는 "순정파"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하면 정말 말이 된다. 특히 이 점은 2기에 가서 확실히 드러나는데 2기 1화만 봐도 정신적으로 안정된 기노자는 정말 아카네한테 너무너무 잘하는 집행관이다.





3. 다정하다

 

기노자의 사회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충분히 드러난 특성이지만 역시 다정한 사람.

 

 

2기 기노에게서 항상 너무 좋아서 비명지르는부분은 언제나 츠네모리!!하면서 아카네한테 겁나 잔소리를 한다는 것. 1기에서부터 아카네의 사이코패스에 대한 잔소리는 끊임없이 했던 기노자인데, 사실 아카네는 자타공인 멘탈미인이고 그 모든 일을 겪고도 언더 30을 유지중이며 본인도 전혀 개의치 않은 채 어려운 일들에 척척 뛰어들고 멋있게 해낸다. 기노는 그런 아카네를 잘 알고 있을 텐데도 한결같이 쉬어라 감시관의일이아니다 네 사이코패스가 탁해지겠어 같은 말을 계속 해준다. 진짜 노파심으로 보일 정도🥺 아카네는 에이 ㄱㅊ요 ㅋㅋ 하고 넘어가지만 그래도 나는 그런 걱정이 아카네한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뭐든 당연히 여겨지면 안 되잖아. 게다가 실제로 아카네도 1기에서 카라노모리에게 안겨 위로받으며 난왜이런상황에서도색상이안탁하지 같은 생각을 했던 사람인 만큼, 기노의 그런 잔소리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아카네에 대한 애정이자 다정함으로 느껴져서 정말! 좋다.

 

파트너 감시관이었던 코가미가 집행관으로 전락한 뒤에도 기노자는 배신감을 느끼며 냉소적으로 대하는 한편 완전히 코가미에게서 손 털지도 못한다. 마사오카가 위험하니까 그냥 적당히 거리 두고 코가미랑 마키시마한테 상관하지 말라고 했을 때는 손 떼라는 거냐며 굉장히 화를 냈다. 마키시마의 존재를 부정했던 게 틀렸음이 드러났을 때는 곧장 사과를 했고 상부 명령으로 마키시마 수사를 1계가 맡지 못하게 됐을 때 2계와 집행관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코가미에게 수사 기회를 터 주려고 했다.  







나는 기노자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코가미에게 있어 그의 숙적을 잡을 해결책이 되어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 좋고 아카네에게 있어서도 코가미처럼 닮아갈 사람이 되진 않을 거란 사실이 너무 좋고, 그럼에도 다정과 충실함으로 그들의 곁에서 항상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주었다는 사실로 인해 그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4. 자존감이 낮다

 

오피셜 프로파일링북피셜 약점 '안경'. 이걸 팬위키에서는 '낮은 자존감'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기노자가 안경을 쓴 이유를 생각해보면 맞는 얘기다.

 

 

눈매가 싫었다는 얘기를 단순히 마사오카에게 물려받은 눈매여서 싫었다. 라고 해석하기도 하는데(이 견해도 부자의 애증서사를 강조하기 때문에 물론 일리있고 좋다) 나는 그전에 그냥 '내 얼굴이 싫었거든' 라는 말 자체가 나왔다는 것 때문에 그냥 '나 내 얼굴 싫고, 특히 눈매가 싫었는데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눈매라는 것을 알게 되고 아버지를 향한 감정이 해소되면서 얼굴에 대한 감상도 나아졌다' 정도로 해석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감싸고 눈매 얘기를 꺼낸 마사오카를 향해서 기노자가 "너무 늦었잖아"라고 울부짖기도 했고.

 

위에서 기노자를 사회적인 사람이라고 했는데 그래서 타인에게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도 예민하게 신경썼다고 연결하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작중에서 헤어스타일의 배리에이션을 가장 폭넓게 보여준 캐릭터이기도 하고ㅋ 그게 뭐 엄청 외모 신경써서 스타일링한 건 아니겠지만서도 본인 스스로 사람들에게 외형적으로 어떤 인상을 주고 싶다 정도는 생각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좋음 안경은 본격적으로 눈매 가리는 아이템이었다는 것도 너무 좋음... 물론 사복 일러스트들이 그모양인 건 캐릭터성보다는 제작사센스의한계라는어른의사정으로이해하고있습니다) 특히 기노자는 과거에 부친이 잠재범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는데 그 경험이 낮은 자존감에 영향을 당연히 크게 미쳤을 것이고, 아버지를 원망하는 와중에도 자신의 여러가지 단점들과 멀쩡한 특성, 외모에 대한 자기평가에도 불똥을 튀겼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눈매 뿐 아니라 얼굴에 대한 감상을 비롯한 종합적인 자낮(...)으로 해석하는 이유는 설정집에서 마사오카의 아들에 관해 가장 큰 걱정이 "너무 애쓰는 부분"이라고 했기 때문. 나는 이것도 기노자는 사회적인 사람인데+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타인과 관계 맺는 게 어려웠던 과정 속에서 자존감이 낮아졌고 인정에 대한 결핍이 생겼으므로=그 결핍을 채우고 외부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아버지가 걱정할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본다.

 

어쨌든 이 자낮이라는 게 상당히 자극적인… 인간을 자극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불로말아서 오천억번쓰다듬기형에처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5. COOL하다

 

자존감 낮은 이 남자를 산뜻하게 만드는 최강의 장점.

 

기노자는 남이 자신을 인정해줬으면하는 만큼 자신도 남을 인정한다. 열등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낮지만 그저 스스로 열심히 할 뿐 무리하게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음으로써 사람이 담백해진다

 

기노자처럼 기존의 체제에 순응함으로써 혜성처럼 나타난 이레귤러인 주인공과 대치하는 류의 캐릭터는, 특히 기노자의 까칠한 성격 상 주인공의 앞길을 막다가 리타이어하는 중간보스격 악역이 되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실제로 아카네를 압박할 때 진짜 무슨 악역처럼 번뜩이게 그려진 부분들을 정말 재미있게 생각하고 좋아한다(…) 

 

 

양손 모은 아카네가 무슨 성난 고양이 앞의 작고 가엾은 햄스터 같다

 

 

사실 기노자가 공안국이라는 조직의 가치관에 충실하게 구는 동안 아카네-코가미팀과 다른 방향으로 가거나 헛발질도 많이 했지만… 그럼에도 크게 얄밉지가 않은데 이는 아카네랑 코가미가 너무 스루를 잘해서 수습 불가능한 수준의 트롤링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기노자가 상대의 능력이나 자신의 과오를 늘 빠르게 인정해서다. 

 

 

'흑발 안경 깐깐 근데 사실은 마음 약한 츤데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기노자는 잘 맞다. 저 문장과도 꽤 맞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기노자를 단순 서투른 츤데레 또는 까칠수 캐릭터라고 정의하면 납작해지는 감이 있다. 왜냐하면 쿨한 점과 더불어 형사답고 터프한 화법을 구사하기 때문. 안경샌님 이미지긴 하지만 분명히 형사인 게, 테니스나 검도 같은 스포츠를 잘하고 50미터 기록은 6초 60. 일단 감시관임!!!!!! 감시관 적성으로 8년 감시관 했음. 코가미 아카네 수준의 엘리트고 몸도 마음도 나약하지 않다. 젠장이나 빌어먹을 같은 비속어도 평범하게 쓰고 까칠 수준이 아니라 수사대상이랑 단호하게 협상하는 역할에 잠재범 대상으로 취조도 하는 입장. 시원시원하고 거칠게 말을 잘한다.

 

 

그러니까 사과할 때의 기노자는 흐, 흥... 그때 일은... 조금 후회하니까... 돼, 됏어!!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불러내서 "미안하다. 내가 감정적이었다." 하는 게 전부. 개상남자… 코가미가 괜찮다고 하니까 아니 그래도 하는 식으로 덧붙이며 자신의 과오에 대한 인정과 미안함은 확실하게 전한다. 유키 납치사건에서 아카네에게 코가미가 죽으면 감독 못한 네 탓이라고 압박했을 때도 너무 나갔다고 마사오카가 가차없이 새끼고양이마냥 목덜미 들어 잡아던져버리자 기노자는 바로 지랄을 멈췄다. 오히려 그 직후 코가미에게서 연락이 오자 방금 냉소적으로 비아냥댔던 사람은 어디가고 기다렸다는 듯 바로 드론을 총출동시키라고 함.

 

물론 코가미의 수사방식에 늘 태클을 걸거나 불만스러워 했지만 잠재범이라고 매도하는 와중에도 그를 자기 나름 도왔음을 다시 한번 기억하자.

 

이런 점 때문에 기노자는 자가당착에 빠지는 멘헤라 빌런이 되지 않았다. 내가 틀리고 쟤네가 맞는 거 뻔한데도 난 너무너무 관심에 목마르고 아 니들 내가 감시관이고 경력도 더오래됐는데 내 말 안 듣냐고!!!! 이더러운잠재범의새끼들아ㅡ!!!! 하고 시시한폭주악역루트타는 게 아니라 언제나 ㅆㅃ ㅇㅋ ㅈㅅ . 의 태도로써 제법 괜찮은 1계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자신을 말리고 이 일에 관여하지 말라는 식으로 구는 아버지와는 끝까지 대립하긴 했지만 그 부분은 딱히 기노자가 잘못한 부분은 아니고 그때의 기노자는 아카네에게 협조하고 있었으며 내가 아들이어도 서운했을 거라서….




6. 감정에 솔직함

 

기노자라는 사람의 매력적인 부분. 쿨하다의 연장선인 얘기. 본인이 빡칠 때는 바로 닥쳐라! 하고 슬플 때는 울었다. 미안할 때면 즉시 불러서 깔끔하게 사과하고, 심지어는 자기가 자기 입으로 나한테는 기대 안 하면서 하고 서운함도 직접적으로 표현함(이건 정말 쉽지 않은데).

 

사실 1기 때 화를 잘 내는 모습은 정신적으로 성숙해서 감정에 솔직한 수준이 아니라 요령이 없고 불안정하고 순진해서에 가깝긴 하다.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는 게 꼭 자신에게 유리한 전략은 아니니까(일단 나는 기노자를 좋아하지만 사무실에서나 회의하면서 소리치고 화내는 사람을 팀장으로 만나고 싶냐고 하면 음…ㅎ 기노자가 아니면 용서가 안 됨 그러나 기노자는 용서가 됨 얼굴을 보면) 실제로 기노자가 사이가를 만나고 온 아카네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라고 화내자 아카네는 동등한 감시관인 자신을 무시하지 말라며 상부에 정식으로 항의하겠다고 마주 화냈다. 본인 입으로 인정을 갈구하는 듯한 말도 해봤자 제 자존심만 구겨지는 말이었을 것임.

 

그러나 그것이 미숙함이라고 해도 솔직함에는 늘 진심이 담겨서… 기노자가 집행관들을 대놓고 짐승이라 부르고 잠재범은 인격파탄자라 매도하는데도 1계의 집행관들은 누구도 기노자를 싫어하지 않는다. 기노자가 화내도 다들 그랬군용 무드. 기노자가 그들을 진심으로 혐오하지 않으며 단지 과거에 상처받은 것 때문에 두려워하고 있다는 게 노골적인 분노와 평소 태도에서 뻔히 보여서가 아닐지. 화났던 아카네도 마찬가지로 마사오카의 이야기를 듣곤 그를 이해해 준다. 적어도 기노자가 자신을 애취급하며 화낸 것이 진짜 자신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걱정해서인 게 여러 맥락 상 이해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겉과 속이 다른 방향으로 뒤틀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표현하는 감정이 거칠더라도 주변 인물들은 그를 이해하게 된다.





7. 불안정 / 자기방어

 

1기 기노자에게서 사회적인 면모와 다정한 면모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은 상당히 예민한 성정인데 이는 정서적인 결핍과 상처 그로 인한 방어기제에서 오는 듯.

 

가정사와 학창시절, 잠재범으로 전락한 고교 동창이자 감시관 동기, 또 중심을 잡고 엄격해야하는 감시관이라는 입장 탓에 상당히 날을 세워 자신을 지킨다. 사실 이런 점도 어려운 상황에서 자포자기하지 않은… 언제든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보여서 좋다.

 

어쨌거나 1기의 기노자는 날 배신한 옛 파트너는 한 발 더 나가려고 하고 우리 아기 신입은 당돌하며 아버지는 여전히 날 인정해주지도 않고 열심히 하는 만큼 내 능력이 증명되지도 않고 범죄계수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상당히 정신적으로 내몰려있는 상황이라 발작적으로 방어기제가 발현되고 그것을 스스로 수습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좋았다. 마냥 서툴지도 않고 마냥 강하지도 못한 보통 사람. 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좋은 사람이 되는.

 

다시 한번 기노자를 둘러싼 환경이 좀 더 그에게 적합했다면… 그러니까 잠재범에 대한 헛소문이 없었다면, 괴롭힘이 없었다면, 마사오카가 기노자의 정서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면 좀 더 기댈만한 사람들이 있었다면 2기처럼 편안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시기가 빠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기노자라는 인물의 서사가 캐릭터로서 매력적이게 된 것이고.




8. 귀엽다

 

좋아하는 음식이 빵이란다…

맨날 집행관들보고 엽견이라고 깠으면서 애견테라피스트자격증이있단다…

강아지가 좋단다… 강아지 재채기 보고 웃었대…

식물을 기른단다… 동전 수집이 취미라고 한다…

공설이 동정인데 모솔이 아니라 여자친구가 있었대. 8살 때

정말 이 모든 부분이 나도 힘들다

 

뭐랄까 이런 부분이 너무 캐릭터성으로서 원작에서 강조되지 않은 부분도 좋았음. 예를 들어 사이코패스 같은 작품에서 빵 먹고 기쁜 기노자 같은 모습이 나왔다면 갭모에 캐어필 같아서 부담스러웠을 수도…… 근데 또 작품 온전하게 마무리돼서 호감인 와중에 설정집에서나 풀어주는 귀여운 설정의 파괴력이 또 세다…….

 

너는 아기인가





결국, 성실하고 냉정하고 까다로워보이는 이 남자는 100% 완벽하지는 않고, 그럼에도 그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고 싶게 만드는데 그 이유는 일단 그가 겉보기와 달리 굉장히 사회적이면서 다정한 사람이고, 자존감이 낮아서 가엾은 와중에 괴로워하면서도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할 줄 아는 쿨한 면모를 가졌으며 그것이 그를 산뜻하게 만들고, 언제나 감정에 솔직한 점이 서툴지만 매력있고 그의 과거와 현재 환경과 성격을 감안하면 다소 과민하게 나오는 부분들을 이해할 수 있으며 언제나 노력하고 와중에 의외의 귀여운 점을 상당히 많이 지녔기 때문이다….



 

저 기노자를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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